글또 4기를 마치며

2020. 8. 13. 19:34

지난 2월, 개발자 글쓰기 모임인 글또(글쓰는 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 글은 글또 4기에서 쓰는 마지막 글이다! 처음 오리엔테이션에서 일정 설명을 들으며 갈길이 멀다 생각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날때가 다 되었다. 2020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라 아쉽다. ㅜ_ㅜ

글또를 시작하고

글또를 시작한 2월 말 이후로 현재까지 58개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글을 꾸준히 쓰는 습관을 들인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었다. 숫자로만 봤을 때 꽤 많은 개수라 쟤는 밥먹고 글만 썼나 싶을 수 있지만...?! 간단한 버그를 수정한 방법이나 IDE 설정 등 짧은 메모에 가까운 글도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서 쓴 글은 그중에서도 일부다.

종강 이후 유난히 열정적이었던 7월

글또를 시작하게 되면서 내 블로그에 시선이 머물러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여기저기 많이 뜯어 고쳤다. 테마 자체는 다른 분이 만든걸 다운받아서 쓰고 있지만, 우측 하단에 위로가기 버튼도 추가하고 폰트, 행간, 여백, 덧글창, 인용 스타일 등 나름 수십번 수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글또 슬랙에서 다른 분들이 코드 하이라이팅에 대해 얘기를 나누시는걸 보고 highlight.js도 적용했다. 디자인의 큰 틀은 바뀌지 않아서 나밖에 알아보지 못할 미묘한 변화지만 점점 다듬어져가는 블로그를 볼 때마다 조금은 흐뭇하다.

글또에 공유한 글

글또에 공유했던 글 목록은 다음과 같다. Java 동시성 API를 정리하는 글은 적어도 4편까지 쓸 계획이었는데, 다른 글을 쓰다보니 차츰 머릿속에서 잊혀져갔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이어쓸거다..ㅎㅎ

수개월간 물량 공세를 하다보니 대략 어떤 종류의 글을 사람들이 많이 읽는지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언어의 특정 API나 라이브러리 등등, 무언가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성 글이 검색어 유입이 가장 잘됐다. 글또에 공유한 글 중에 AAC ViewModel의 사용법을 정리한 글이 통계에서 꾸준히 조회수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목표 달성 점검

글또를 처음 시작하면서 원하는 바와 목표를 몇가지 정리했었다. 2월의 내가 쓴 글을 일부 인용하면..

글 자체에 대한 감상을 다른 개발자 분들로부터 받아보고 싶다.

→ 내 글에 대한 감상을 다른 개발자 분들께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 글에서 어떤 점이 좋았고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지 등을 누군가에게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잘 없는데,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는 점은 글또 최고의 장점인거 같다. 나 역시 피드백을 드릴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해드리고 싶었으나... 거의 감상 위주로 피드백을 남겼던거 같다. (^_ㅜ) 피드백이 어려울 땐 오타라도 제보해드리자는 생각으로 글을 열심히 읽었다.

 

동시에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아마 내가 글또를 안했으면 평생 몰랐을지도 모를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던 점도 좋았다. 대표적으로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의 차이점을 알게됐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일방적 수혜자(?)로써 매일같이 갖다 쓰고 있으면서 정작 저 둘의 차이를 잘 모르고 있었다. 물론 저게 글의 중심 주제는 아니었지만, 설명을 무릎 탁! 칠만하게 잘 써두셔서 이해가 잘됐다.

'나의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기'를 연습하기 위해 글을 쓸 땐 가급적 내용을 명쾌하게 쓰는 노력을 한다.

→ 이건 내가 평가하기 애매한 부분이라 잘 모르겠다. 가끔 도움이 됐다는 댓글이 달리고 있으니... 그랬길 바란다...ㅎㅎ

최우선 목표는 내 노션 여기저기에 산재되어 있는 혼돈의 TIL을 하나씩 정리하는 것이다. TIL은 항상 나 혼자 보는 목적으로 메모장처럼 쓰고 있다 보니 파편화된 지식이 쌓이기만 하고 있다. 매일 삽질하면서 쌓아둔 TIL을 더 보완해 정리하는 작업부터 시작하려 한다 ㅎㅎ

→ 후반엔 공부한 책 내용을 정리하는 글을 주로 공유했지만, 초기엔 소재 대부분을 TIL에서 찾았다. 근데 블로그로 TIL을 소모하는 속도보다 TIL로 새로운 지식의 파편이 쌓이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서 일부밖에 못털었다. 블로깅할 소재의 밑천이 바닥날 일은 영원히 없을듯 하다.

아쉬운 점

  • 다행히 예치금 10만원은 글또 활동이 끝날때까지 무사히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글 제출을 생략할 수 있는 패스권을 두개 다 사용했다. 활동 초기엔 패스 없이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열정을 내심 품고 있었는데, 시험기간이나 졸업작품 마감일이 겹치는 시기엔 글쓰기에 소홀해졌다.
  • 앞으로는 좀 더 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 지금까지 올린 대부분의 글이 이미 널리 공유되어 있는 지식을 재정리한 류의 글이다. 학습의 목적에는 부합할지 몰라도, 내가 써온 글들은 시간만 들이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내용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브런치에 재미있는 글을 쓰는 분들처럼 이건 진심 나라서 쓸 수 있었다!가 느껴지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아직은 내 개인적인 경험이나 가치관을 녹여낸 글을 쓰는게 어렵게 느껴진다. 앞으로 좀 더 산전수전을 겪다보면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한다.
  • 다른 분야 채널에 있는 글에는 한번도 피드백을 달지 못했다. 분야가 달라도 내가 충분히 피드백을 달 수 있는 재미있는 글이 많이 올라왔는데 말이다. 보통 내가 속한 채널만 쓰다보니 채널의 벽을 넘어도 될까 나홀로 망설이게 되는 점이 없잖아 있었다.

끝으로

올해 상반기 동안 양질의 커뮤니티인 글또의 구성원으로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글또 덕분에 이전보다 기록의 즐거움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개발자들끼리 글을 쓰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기까지, 일개 신참 회원인 나에게 보인 것보다 훨씬 많은 물밑 작업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고생하셨을 운영진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정확히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추후 글또 운영진이신 변성윤님을 통해 5기 모집 공고가 올라올 것 같다. 글쓰기에 관심있는 분들은 망설이지 말고 꼭 참여해보시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다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