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지지에서 주관한 경진대회에 참여했다.
진행 기간은 2개월로 꽤 긴편이라, 올해 여름에 시작해 지난달에 행사가 종료되었다.
주제는 게이머를 위한 서비스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다.
난 게임도 좋아하고 서비스 제작도 가능한데 이거 완전 날 위한 이벤트로군..! 해서 일단 신청을 했다.

레트로 감성의 포스터

일반적인 공모전처럼 사전에 팀을 짜서 완성품을 마감 제출하는 형식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가지고 신청서를 작성해서 참가 자격을 얻게되면 주최 측에서 알아서 팀을 짜준다.
그리고 탈주 방지용으로 보증금 5만원을 받는다. (참가비가 아니고 보증금이라서 행사가 끝나고 다시 돌려받았다.)
우리 팀은 서버 2명 프론트 3명 디자이너 한분으로 6명이서 한 팀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팀이 딱 첫 모임을 가지려는 날짜 직전에 거리두기 정책이 강화되어 약속이 취소됐다.
그 뒤로 두달 내내 구글밋과 카톡으로만 소통을 했다.
극초반에 모임을 가진 팀도 있는 걸로 알고있는데, 아마 대부분의 팀들이 우리팀과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협업 도구가 워낙 잘 되어있는 시대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소통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던거 같다.

우리팀은 처음에 '이스포츠 전용 위키백과'를 만들기로 했다가, iOS 개발자분이 아이디어를 내주셔서 틴더 비슷한 느낌의 이스포츠 커뮤니티 앱을 만들게 되었다.

매주 한번씩 온라인 미팅으로 각자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중간중간 우리 팀을 담당한 매니저 분이 피드백을 주시기도 했다.
디자이너 분이나 서버 개발자 분들이 요청사항이 있을 때마다 거의 말하는 즉시 반영해주셔서, 프론트 입장에선 편하게 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다.
팀원들간 교집합이 일단 게임이니까 초반엔 팀원분들이랑 롤도 같이 하고 그랬는데 중반부 이후로는 게임이고 뭐고 개발하느라 바빴다..

제출 마감하기 전에 미리 스토어에 앱을 올려놔서 apk 파일 대신에 플레이스토어 링크를 제출했다.
다운받아보고 싶다면 여기서...

행사가 끝나고 나서 다른 팀들은 어떤 서비스를 만들었는지 구경할 수 있는 간단한 온라인 쇼케이스가 있었다.
나도 다른 팀들의 근황이 궁금해서 전부 시연 영상을 확인하거나 직접 접속해서 사용해봤다.
디자이너가 있다보니 모든 팀이 서비스 디자인이 잘 잡혀있었고 아이디어가 재미있는 팀이 많았다. 대부분 op.gg에서 배너광고를 보고 지원해서 그런가 역시 거의다 롤 관련 서비스였다.

그 중 두달만에 이렇게 만드셨다고..?! 생각이 저절로 들게 완성도가 높은 팀이 있어서 여기가 1등하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1등을 하셨다. 그리고 우리팀은 3등을 했다! (앱 만든 팀 중에선 유일하게 수상을 했다 히히)

시상식을 오프라인 팀 모임으로 대체를 해서 개발이 다 끝나서야 처음으로 팀원분들을 만났다.
상품으로 에어팟 프로를 받고, 참가자 모두에게 오피지지 굿즈 세트를 주셨다.
굿즈는 우산, 티샤츠, 수건, 에코백 등 실용적인 물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개발행사에서 뿌리는 에코백은 원래 바로 창고행인데 여기서 받은건 바닥도 튼튼하고 안주머니도 2개나 있어서 현실세계에서 잘 쓸 것 같다.

좋았던 점

  1. 일반적인 해커톤은 개발 기간이 짧다보니 행사 종료 전에 완성 < 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끝맺음을 해본적이 없고, 다른 사람들과 빠르게 뭔갈 만들어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곤했다. 아무래도 개발 기간이 길다보니 릴리즈가 가능할 정도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2. 코로나 시국 이후로 새로운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는데 연배가 비슷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
  3. 스폰서로 메가존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팀에 AWS 크레딧를 상당히 빵빵하게 지원해줬다. 프리티어 이상의 인프라를 시도해본적이 없는 백엔드 취준생들에게는 되게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4. 내가 참여해본 모든 해커톤중 탈주자가 가장 적었다. 일단 매니저 분들을 통해서 관리를 받는다는 감각(?)이 있고, 참가 보증금도 있어서 그런듯.

듣기로는 이번에 받은 피드백들을 반영해서 다음에 2회차를 여신다고 하니, 게임을 좋아하는 개발자, 디자이너라면 꼭 참여해보길 바란다!